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전세사기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피해 유형 중 급격히 증가한 것이 바로 신탁 부동산 관련 사기입니다. 임대인이 신탁회사에 소유권을 넘긴 상태에서, 신탁사 동의 없이 임차인과 전세 계약을 맺는 방식입니다. 이런 계약은 법적으로 무효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대부분이 계약 후에야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등기부등본에 버젓이 "신탁"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는데도, 그 의미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지금 보려는 집의 등기부등본에서 그 글자를 찾을 수 있습니까?
이 글을 찾아온 것만으로 당신은 이미 첫 행동을 한 겁니다. 신탁등기를 모르는 것은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법학과를 나온 사람들도 처음 접하면 헷갈려합니다.
등기부등본이라는 서류 자체가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고, 용어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신탁"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멈춰야 한다는 것만 알아도 당신의 보증금은 지킬 수 있습니다.
신탁등기란 무엇인가 — 소유권이 사라진 부동산
신탁등기는 부동산 소유자(위탁자)가 자신의 재산을 신탁회사(수탁자)에게 명의를 넘기는 법적 행위입니다. 쉽게 말하면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신탁회사 이름으로 등기한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을 할까요? 건물을 지을 때 자금 조달을 위해 신탁 구조를 활용하거나, 담보 목적으로 신탁을 설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이 상태에서 원래 소유자(위탁자)가 임차인과 전세 계약을 맺는다는 것입니다. 법적으로 집의 소유권자는 신탁회사인데, 집주인처럼 행세하는 사람이 계약을 하는 것입니다.
신탁 부동산에서 위탁자(원래 소유자)와 체결한 전세 계약은 신탁사의 동의가 없으면 신탁사에 대해 효력이 없습니다. 즉, 당신이 합법적으로 계약을 했더라도 신탁사는 당신을 임차인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수익자와 위탁자의 분리 문제
신탁 구조에서는 세 주체가 등장합니다. 위탁자(원 소유자), 수탁자(신탁회사), 수익자(신탁 이익을 받을 권리자)입니다. 수익자와 위탁자가 동일인인 경우도 있고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보증금 반환 청구 대상 자체가 불분명해집니다.
실제 사기 패턴에서는 위탁자가 보증금을 받아 챙긴 후 잠적하고, 신탁사는 "우리는 계약 당사자가 아니다"라며 책임을 거부합니다. 임차인은 소유자도, 계약 상대방도 없는 상태에 빠집니다.
등기부등본에서 신탁 표시 찾는 방법
신탁등기 여부는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합니다.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700원에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확인할 위치는 두 군데입니다.
갑구(甲區)에서 "신탁" 확인
등기부등본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이 기록됩니다. 여기서 소유자 이름 옆에 "신탁" 또는 "신탁재산" 이라는 표시가 있다면, 그 부동산은 신탁 상태입니다. 소유자 이름이 "○○신탁" 또는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신탁" 등 신탁회사 이름으로 되어 있다면 더욱 명확합니다.
을구(乙區)에서 신탁원부 확인
을구에는 소유권 이외의 권리(근저당, 전세권 등)가 기록됩니다. 신탁과 관련하여 을구에 "신탁원부"에 대한 언급이 있다면 반드시 신탁원부를 별도로 열람해야 합니다. 신탁원부는 등기부등본과 별개의 서류로, 신탁의 세부 조건(임대 권한 여부, 수익자 정보 등)이 담겨 있습니다.
신탁사기의 전형적 패턴 — 동의 없는 계약
신탁 부동산 전세사기의 핵심은 신탁사 동의 없는 계약입니다. 위탁자(원 소유자)는 신탁사에 소유권을 넘겼지만, 임차인을 구해 보증금을 받고 싶습니다. 이때 신탁사에 정식으로 동의를 요청하는 대신, 임차인에게 이 사실을 숨기고 계약을 진행합니다.
사기 진행 방식
위탁자는 여전히 집을 관리하고 있어 마치 집주인처럼 행동합니다. 중개사도 이 사실을 모르거나 알고도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은 등기부등본을 보지 않거나, 봤더라도 "신탁"의 의미를 몰라 그냥 진행합니다. 보증금을 낸 후 신탁사가 해당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공매로 넘어가면 임차인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법적 근거를 잃게 됩니다.
2022년 「신탁법」 개정 이후 신탁 부동산 임차인 보호가 일부 강화됐지만, 신탁사 동의 없는 계약의 위험성은 여전합니다. 개정법 적용을 받으려면 요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신탁 부동산 계약 시 반드시 받아야 할 것
만약 신탁 부동산이지만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소한 다음 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신탁사 동의서 확인
신탁회사가 발행한 임대 동의서를 원본으로 받아야 합니다. 이 서류에는 신탁사가 해당 임대차 계약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겨야 합니다. 구두 동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서면으로, 신탁사 직인이 날인된 원본을 확인하세요.
신탁원부 열람 방법
신탁원부는 해당 부동산 소재지 등기소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등기부등본) 발급 시 신탁원부도 함께 신청하면 됩니다. 신탁원부를 통해 임대인(위탁자)에게 임대 권한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임대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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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 지금 이 순간이 유일한 기회입니다. 신탁등기가 있는 물건이라면 반드시 신탁사 동의서를 받은 뒤에만 계약하세요. 도장 한 번이 수천만 원의 운명을 가릅니다.